나른한 일요일 아침, 행복한 브런치.


한 달 쯤 전이었나? 일요일에 늦잠자고 나서 브런치를 만들어 먹었다.
아내가 손수 만든 파인애플 소스를 얹은 연어 샐러드와 바질과 양파, 생치즈를 얹은 토마토는 아내의 작품이고 베이컨 구이와 오믈렛, 'sunny side up' 은 내 작품이다.
모닝빵과 바질 소스를 곁들이니 행복한 일요일 아침이다.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by 키세스 | 2009/04/01 14:47 | 사는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아이에게 행복한 성격 만들어주기.

 연쇄살인범 이야기로 사회가 떠들썩합니다.
특히 그가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로 판명됨에 따라 일반인들의 사이코패스, 혹은 기타 다른 성격장애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떤 포스트에서 '성격도 유전된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라도 비슷한 직업을 가지고, 비슷한 취미를 가지며, 비슷한 성격 특성을 가진다는 것과 이러한 성격 특질들이 최근에는 유전자 수준에서도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격이라는 것이 유전된다면 소위 성격장애라는 것도 유전되며 생물학적인 기제가 깊이 관여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이야기를 성격장애로 국한하는 것은 다른 기타 신경증이나 정신병을 포함한 정신장애 중에 이미 생물학적 기제나 유전적 소인이 밝혀진 것들이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대 정신장애의 원인론이 생물심리사회적(biopsychosocial)인 통합적인 원인론을 지향하고 있으나 제가 궁금한 것은 과연 성격이라는 것은 선천적이며 후천적으로 바뀔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아이를 낳고 키울 입장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포스트가 학술 논문이나 학교에 제출할 보고서는 아니므로 그냥 제 나름대로 평소에 하고 있는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우리가 소위 '성격'이라고 부르는 특질 중 어떤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고 어떤 것은 후천적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특질 중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예를 들어 어떤 아이의 성격 중 어떤 부분은 아이가 도저히 바꿀 수가 없는 것인데도 부모가 지속적으로 꾸중을 하거나, 혹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도 중재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커서 인격장애를 가지거나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편의상(아직 심리학 공부가 짧아서 이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습니다.) 선천적인 성격특질을 '성향'이라 하고, 후천적으로 뒤틀리거나 습득된 특질을 '성격'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가 행복한 성격을 가지도록 키울 수 있을까요? 

가령, 당신의 아이가 미세한 자극에도 울거나 보챕니다. 조금 큰 아이는 다른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알아듣고 자신에게 상처주는 말을 잘도 듣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이 아이가 매우 예민한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신체적으로 뚜렷한 문제가 없을 경우에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은 이 아이가 예민하지 않도록 바꾸려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가 예민한 호소를 할 때마다 무시한다던지 화를 낸다던지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령 남자 아이가 엄마가 부엌에서 굽고 있는 고등어 비린내가 싫다고 호소하면, 속으로 '남자가 무슨 비위가 그리 약해. 극복해야지.'하며 무시하고 계속 식탁에 올릴지도 모릅니다. 어떤 여자 아이가 어느 친척이 자신에게 하는 '쟤는 뚱뚱해'라는 말을 듣고 엄마에게 달려가 호소하면 "그런 말이나 듣고 다니고, 창피해 죽겠어!"라고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한다면 아이가 예민한 성향을 버릴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비약이 조금 있지만 아이는 '예민한 아이'가 아닌 '까탈스러운 아이'가 되고 말 겁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신 분이나 '애착이론'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분은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아실 겁니다.) 아이는 자신이 예민하다는 사실을 부모가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없애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예민함'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타고난 것이니까요. 결국 타고난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자신감 부족을 보상하려고 허세도 부려보고,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꾸미기도 하며, 식사를 거부하기도 하고 심하면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정해줘야 합니다. 아이의 '예민한' 성향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남자도 고등어 비린내를 싫어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비판적인 말을 들었을 때는 누구나 불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도 마찬가지겠지요. 그걸 인정해주세요. 타고난 성향을 인정해 준 부모에게 자란 아이는 결코 성격이 삐뚫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의 아이가 예민한 것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까탈스럽지 않게 키울 수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폭식을 하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우울한 아이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외톨이가 되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경쟁적인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격적이 되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게으르지 않은 아이로 키울 수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가 말수가 적은 것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할 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아이로 키울 수는 있습니다.


아이의 타고난 성향을 인정해주세요. 이 사회에는 예민한 사람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경쟁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말수가 적은 사람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이 각각 훌륭한 상담가,요리사, 작가, 운동선수, 연예인, 혹은 사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불행한 사람이 됩니다.

타고난 성향을 인정해 주는 것이 후천적으로 좋은 성격을 가지게 해 준다는 것, 공감가십니까?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by 키세스 | 2009/02/06 14:17 | 사는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차례드리기.

 (신정이 몇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본가는 구정을 쇠는데 처가는 신정을 쇱니다. 이에 더하여 몇 일 전 처가 제사가 있었고 이틀 후면 본가 제사가 있으니 요 사이에 차례며 제사에 줄줄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즈음해서 예전에 한가위 때 차례를 지내며 느꼈던 것을 써 놓은 것이 있어 다시 한 번 올려봅니다.)  


 추석을 맞아 차례를 드렸다.

 

 차를 올리고, 밥과 반찬에 수저를 얹고, 절을 하였다.

 이번에는 물이다. 물을 한 사발 올리고 또 절을 한다.

 

 나의 종교는 가톨릭이다. 아니, 나는 예수쟁이에 가깝다.

 비록 우리 종교에서 제사를 허한다고는 하나 결코 장려하는 것은 아니다. 추석때 위령 미사를 드리는 것도 제사보다는 조상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것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게다.

 

  그런데 나, 아무래도 당신들이 가고 나면 당신, 나의 아빠가 했던 것과 똑같이, 되도록이면 정말 똑같이 제사를 드릴 것 같다.

 당신이 차를 받는 모습, 당신이 수저를 놓는 모습, 그리고 당신이 밥을 말아드리고 '할아버지 드시게 조금 기다리자'며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게 웃으시며 얘기하는 모습, 정말 똑같이 할 것 같다.

 그 때는 우리 아빠가 저 사진 안에 있을 것이고, 내 동생이 내 옆에서 차를 따를 것이고, 우리 뒤에는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과 조카들이 알듯 모를듯한 얼굴로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억하며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정성드레 차를 받고, 수저를 놓고, 절을 하고는 우리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다 드실때까지 기다리자'면서 환하게 웃을 것이다.

 

 할아버지가 이 자리에, 혹은 우리 아빠가 돌아가셔서 그 자리에 다시 오실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오시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난 여전히 당신 사진 앞에서 절을 할 것이다.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손짓, 발짓 하나하나를 내 마음 깊은 곳에 새기며. 그 정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며.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 그 아이들은 아마도 성당이나 교회를 다니거나 혹은 다른 종교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 나를 보며, 나와 나의 동생을 지켜 보며 언젠가 우리를 이해할 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몸짓에 묻어 나는 깊은 정을 느낄 때까지 그저 지켜볼 것이다. 그 어떤 강요도 없이.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아빠,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by 키세스 | 2008/12/29 13:14 | 사는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의과대학 정치학과 & 치과대학 경제학과

 내가 말을 잘하나?
간혹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있으나 말 하는 걸 좋아하는 것 못지않게 수줍음도 많고 예민하기도 한 성격이라 (나의 성격에 관해선 앞의 글 '아내가 나를 충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를 참조하시라.) 딱히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새로 된 처가집 친가와 외가 모임 두 곳 모두에서 나는 '정치적'이라는 찬사 아닌 찬사를 받았던 것이다.  특히 외가 모임에서 한 유수의 신문사에 주필로 계시는 이모부께서는 나를 보고, '자네는 의과대학 정치학과를 나왔구만~', 이라며 크게 선언을 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몇 일 전 아내 친가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또 한 번 '정치적'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나는 처가 가족들에게 말 이쁘게 하는 걸로 찍히게 된 것 같다.

난 단지 결혼 전 처가 외가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누군가가 아내에게
"너 요리하는 거랑 살림하는 거 하나도 몰라서 어떡하냐?" 며 걱정 반, 농담 반으로 얘기했을 때

"요리랑 설겆이는 제가 합니다."고 했을 뿐이고,

몇 일 전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처제의 신랑감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는 주제로 얘기할 때,
'굳이 모든 것이 비슷할 필요는 없다. 나는 스키장만 가면 마치 족쇄를 채워 놓은 듯 불편하기만 해서 스키장 가기를 싫어했는데 스키를 좋하하는 아내를 따라 스키장엘 다녀왔더니 나름 괜찮았다. 오히려 만약 아내가 스키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면 답답해 했을 것이다.' 고 말했을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 이쁘게 한다며 좋아하시는 게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내가 '정치적' 발언을 잘 하는 것과는 또 달리 아내가 하는 양은 참으로 '경제적', 아니 '경제학적'이다.
역시 위에서 말했던 크리스마스 모임에서의 일인데, 어른들이 우리에게 골프를 강력하게 권했던 것이다. 특히 공중보건의 시절인 지금 미리미리 골프를 쳐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 아내가 하는 말,
"그럼 작은 아버지들 골프채 우리 주세요~"
작은 아버지들, 너무 옛날 거라 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디가 고장났다, 말씀이 많으시다.
그러다가 한 작은 아버지,
"너 너무 공짜 좋아하는 거 아니니~?" 라며 놀리신다.

아내는 사실 경제와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심리학과 문학에 관심이 많고 돈에 큰 관심을 안 보이는 나와는 다르다.

이렇게 보니 우리 부부는 마치 의과대학 정치학과, 치과대학 경제학과를 나온 커플인 것 같다.
우스개소리에 불과하지만 우리 부부의 성향을 잘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by 키세스 | 2008/12/27 10:50 | 사는이야기 | 트랙백 | 덧글(6)

아내가 나를 충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내가 나를 충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MBTI 성격검사상 아내는 ESTJ, 나는 ENFP다.
불경기라 그런지 아내의 치과에 다니는 환자들이 돈을 안 낸다고 한다.
교정과라서 환자들이 중간에 한 번씩 돈을 내곤 하는데,

"다음에 낼게요.", "오늘은 조금만 내고 다음에 더 낼게요."
라며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를 본 수만큼 페이를 받는 아내로선 불경기의 피해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경제 사정이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이, 결혼 전 각자 모아 놓았던 돈도 있고 결혼하면서 양가에서 보태주신 돈도 얼마간 남아있다.
그런데도 S(감각)형인 우리 마눌은 매우 불안해 한다. 당장 '눈에' 돈이 떨어져 가는 것이 불안한 것이다.
그에 반해 N(직관)형인 나는 어떠한가.  무사태평이다. 물론 얼마간의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번 달에 덜 벌거나 많이 쓰더라도 나중에는 언젠가 벌충이 될 것이고, 그게 안 되면 다른 계좌에서 끌어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마눌의T(사고)와 나의 F(감정)의 차이는 어떠한가.
나는 요즘 MBT의 마사이 슈즈에 삘이 꽂혀 있다. 모든 F들이 그렇듯 나 또한 삘이 꽂히면 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T인 아내는 도저히 그걸 이해할 수 없다. 삘이 꽂혀도 때 봐가며 꽂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내의J(판단)와 나의P(인상)의 차이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언제나 계획세워진 대로 행동해야 하는 아내에게, 있던 계획이 취소되기도 하고 없던 계획이 생기기도 하는 나는 그야말로 탐구대상이다. 아기를 가지기 전 계획하고 있는 유럽여행, 내년 2월달에 가겠다고 선언했건만 여전히 머리속에서만 계획이 맴돌고 있는 나에게 엊그저께 그녀가 외쳤다. 
"이러다간 못가!"라고. 

오감으로 보고 듣고 느낀걸 토대로 생각하여 판단하고 그것을 근거로 계획하는 아내에게,
막연한 상상을 하며  느낌으로 판단하고 결심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나는 정말 충동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어쩌나. 사람은 생긴대로 살아햐 하는데.
이것들을 서로 이해하려면 아마 적어도 30년은 족히 걸릴걸? ㅎㅎ

by 키세스 | 2008/12/23 00:34 | 사는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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